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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                         OCI에서는 매해 연말이 되면 수첩 형태의 두께가 얇은 다이어리를 제작했다. 간결한                                                 편지                          지금처럼 전화나 이메일이 없던 시절이기도 하지만, 언제나 크게 티 내지 않고 주변
                                         디자인의 물건을 선호하던 이수영 회장은 언제나 이 회사 다이어리를 사용했다.                                                                                 사람들을 챙겼던 이수영 회장은 자주 편지를 쓰곤 했다. 결혼 전 연인에게 전한 러브레터는
                                         만나야 하는 사람, 챙겨야 할 사람이 많아 다이어리에는 매일매일 일과를 꼼꼼하게                                                                               여전히 사랑의 기록들로 남아 있고, 유학 중이던 자녀에게 보낸 편지 속 꾹꾹 눌러 쓴
                                         기록해두었다. 이렇게 쌓인 다이어리만 40여 권. 평생 쉬지 않고 달려온 그의 부지런한                                                                           글씨에는 아비의 걱정과 애정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8명의 손자 손녀에게 이수영 회장은
                                         일상이 작은 노트들 속에 빼곡히 기록돼 있다.                                                                                                  늘 따뜻하고 멋진 할아버지였다. 손주들이 학교에 입학할 때나 생일이 다가오면 항상
                                                                                                                                                                    용돈 봉투를 준비해두었는데, 봉투 앞엔 언제나 할아버지의 마음을 담은 짤막한 메시지를
                                                                                                                                                                    적어주곤 했다. 어느새 장성해 대학생이 된 셋째 손녀 이윤구 양에게 주려던 용돈 봉투는
                                                                                                                                                                    이수영 회장이 손녀에게 직접 전하지 못한, ‘생전에 마지막으로 쓴 메시지’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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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E SOO YOUNG  1942 – 2017                                                                                                                                                                                  A BEAUTIFUL TAS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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