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이후

변하지 않은 송도고 농구부의 철학, ‘즐거움’ 그리고 ‘최선’
  • 작성일2022.02.13
  • 조회수3000
[BasketKOREA] “즐거운 마음으로 하되, 최선을 다해야 한다”

 

송도고등학교 농구부(이하 송도고)는 ‘개인 기술’과 ‘창의성’이라는 키워드를 지닌 학교다. 학생 선수들의 기본기와 자유로운 기술 개발을 강조했던 고(故) 전규삼 선생의 영향 때문이다.

 


1988년 송도고에 입학해 1991년 2월에 졸업한 최호 송도고 코치는 전규삼 선생에게서 배운 마지막 세대다. 전규삼 선생과 100% 동일한 건 아니지만, 스승에게서 배웠던 기본적인 가치를 제자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최호 코치는 “전규삼 선생님한테 배웠던 걸 아이들에게 알려주려고 했다. 선생님께서는 ‘코치가 때리고 욕을 한다면, 선수들은 배운 걸 자기 것으로 만들지 못한다’고 하셨고, 나 역시 스스로 느껴서 해야 한다는 걸 강조했다”며 스스로 느끼는 농구를 이야기했다.

이어, “시켜서 하는 건 자기 것이 되지 못한다. ‘내가 이게 필요해서, 이런 훈련을 해야 해’라고 느껴야 한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그런 과정을 거쳐야 완전한 자기 것을 만들 수 있다”며 왜 자기 스스로 느껴야 하는지를 강조했다.
 

한편, 송도고와 송도중은 차로 20분 걸리는 곳에 떨어져 있다. 이름이 같은 다른 연계 중학교와 차이가 있다. 그러나 ‘코로나 19’가 터지기 전만 해도, 어느 정도의 유대 관계를 형성했다.

최호 코치는 “송도중과 송도고가 지금처럼 분리된 게 1983년도일 거다. 내가 학교 다닐 때에도,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따로 있었다. 하지만 그 때는 주말에 운동을 같이 했고, 평일에도 운동을 같이 할 때가 있었다. 요즘은 ‘코로나 19’ 때문에 같이 운동하는 게 어렵지만, 그 전에도 한 달에 1~2번 정도 주말에 같이 운동했다”며 송도고와 송도중의 관계를 이야기했다.

송도중-송도고 출신의 선수들은 유독 화려한 기술과 센스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KBL 최정상급 가드이자 송도중-송도고 출신인 김선형(187cm, G)도 마찬가지다.

송도고의 훈련 방식이 뭔가 다를 것 같았다. 송도고를 졸업한 최호 코치가 선수들을 지휘하기에, 그런 여건이 더 강하게 형성될 것 같았다.

하지만 최호 코치는 “학기 중에는 오후에 2시간 정도 먼저 운동한다. 기초 체력 운동과 팀 전술 훈련을 한다. 그리고 야간에 2시간 정도 훈련한다. 개인 기술과 슈팅, 웨이트 트레이닝 등 선수 개인과 관련된 운동을 한다”며 다른 학교와 훈련 방식에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가 전규삼 선생님만큼의 능력이 안 돼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특별한 훈련법이라기보다 자유로운 분위기가 그런 분위기를 만든다고 생각한다. 턴오버를 하고 실수를 해도, ‘괜찮아. 다음에도 또 해봐’라며 부담을 없애주는 게 여러 기술을 시도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본다”며 개인 기술 활용에 부담을 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해서, 선수들을 무한으로 풀어주는 건 아니다. 코트에서 집중하지 않는 선수들에게는 냉혹한 시선(?)을 보낸다. 최호 코치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운동하느냐가 중요하다”며 ‘마음가짐’을 강조했다.

다만, “‘오늘은 어떻게 버티지?’가 정답일 수 있지만, 나는 그렇게 운동하지 않았다. 즐겁게 하되, 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 지도하는 아이들에게도 ‘오늘도 즐거운 마음으로 하되,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하고 있다. 그렇지만 본인들이 나태해진 것에는 본인들이 책임져야 한다”며 ‘최선’과 ‘즐거움’을 동시에 언급했다.

모든 일이 그렇다.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보여줘야, 원하는 성과를 이룰 수 있다. 그 최선을 만드는 방법 중 하나가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다. 즐거워야 신나게 할 수 있고, 신남 속에 모든 걸 쏟아부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송도 농구인들의 스승이었던 고(故) 전규삼 선생이 그랬다. 그 제자였던 최호 코치가 고(故) 전규삼 선생의 철학을 이어받고 있다. 송도고 선수들 또한 그 철학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코트에서만큼은 즐겁게 최선을 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