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이후
인천 송도고등학교에서 운영하는 과학 봉사 동아리인 'SCV(Science Club Volunteer)'에 참여하면 각별한 인연을 쌓는다. 대학병원 아동병실 자원봉사로 환아들과 만나고, 졸업생이 찾아오는 '내리사랑' 프로젝트로 꿈을 키운다.
SCV 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서울대 의대에 재학 중인 졸업생 손경호(22)씨는 “대학병원 환아들과 만난 봉사활동은 불확실했던 의사라는 꿈을 명확히 하는 계기가 됐다”며 “환아들이 웃음 짓는 모습을 보는 건 그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내 자신의 꿈을 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117년 역사를 품은 송도고가 창의·연구·나눔이 선순환을 이루는 '과학중점학교', 융합적 사회과학인을 육성하는 '사회중점과정'을 통해 학생 중심 교육으로 나아가고 있다. '인문'과 '자연'을 양날개로 삼아 미래 인재를 키우고 있는 것이다.
▲창의·연구·나눔 선순환 '과학중점학교'
송도고는 2011년부터 교육부 지정 '과학중점학교'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창의 융합적 과학 인재 양성'을 목표로 분야별 동아리 활동, 학생 중심 특화 연구, 융합 프로그램 등이 진행된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교육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선정하는 '과학중점학교 운영 성과 최우수교'에 오르기도 했다.
이충록 교감은 “과학 교과 수업을 토대로 자율 활동, 동아리 시간에 프로그램이 이뤄진다”며 “학생과 교사가 기획 단계부터 함께 참여해 학기마다 프로그램을 발굴해서 창의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학중점학교 과정은 올해부터 기후와 환경에 초점을 맞춘다. 과학기술을 접목한 친환경 농업인 '에코 스마트팜'으로 실천하는 생태 시민을 육성하고, 미래 먹거리와 진로 체험 기회를 동시에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인천시교육청이 선정하는 '인공지능(AI) 교육 선도학교'인 송도고는 2020년부터 정보통신(IT) 융합 중점과정도 갖추고 있다. 단순한 컴퓨터 활용을 넘어 사고력과 소양을 겸비한 인재 양성을 목표로 체험 중심 교육이 이뤄진다. 학교 교육 과정으로 정보·프로그래밍·인공지능과 관련한 기초 지식을 쌓은 학생들은 지난해 방과 후 학교를 통해 게임과 웹페이지 제작 등에 참여했다.
▲사고력·논리력 키우는 '사회중점과정'
송도고에선 해마다 교내 토론 대회가 열린다. '최저임금 인상', '촉법소년 적용 연령 하향' 등 주제를 놓고 학생들은 예선부터 결승까지 참가한다. 10년째 이어지는 토론 대회는 사고력과 논리력을 키우는 교육 활동인 사회중점과정을 바탕으로 한다.
사회중점과정은 독서, 발표, 토론을 활용한 학생 참여형 수업으로 진행된다. 진로에 맞는 사회 과제 연구보고서도 작성한다. 특히 외국인 대학원생과 대화하는 국제 이해 교육, 공정무역학교와 같은 특색 프로그램에 모의주식·통계 등 동아리 활동도 이어지고 있다.
교육과 연계한 봉사도 송도고가 쌓아온 전통 가운데 하나다. 10년 넘게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이 참여한 '효봉사단'은 연수구자원봉사센터와 장애인시설인 평화의집에서 방문 봉사를 하고 있다.
이상원 교장은 “학교법인 송도학원, 송암장학회, 송도중고총동창회의 적극적 지원에 힘입어 인성 교육을 토대로 창의성과 자율성을 강조하며 학생 재능을 극대화하고 있다”며 “인공지능 시대를 대비해 미래를 준비하는 교육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