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이후

‘117년 전통’ 인천 송도고 인기비결
  • 작성일2023.11.06
  • 조회수1643
전국 최고 과학 중점학교 내공이 일군 ‘수시 명문교’

송도고 의과학 중점반 특강 교실에서 실습에 열중인 학생들 모습.

송도고 의과학 중점반 특강 교실에서 실습에 열중인 학생들 모습.

 

117년 역사를 자랑하는 인천 송도고등학교는 지역에서 일반계 명문사학으로 통한다.

선각자인 좌옹 윤치호 선생(1865년~1945년)이 1906년 개성에서 지금 송도고 전신인 ‘한영서원’을 설립해 우수한 인재를 배출하기 시작했고, 그 수가 2023년 제102회 졸업생까지 2만7천194명에 이른다.

특목고·자사고를 빼고 일반계고 진학을 원하는 중학생들과 학부모 사이에서 송도고 선호도가 왜 높은지 면면을 들여다봤다.

‘경천애인’(敬天愛人:하늘을 공경하고 사람을 사랑함)을 건학정신으로, ‘봉사’를 교육 정신으로 삼아 ‘섬기는 리더’를 양성하는 데 온 힘을 쏟는 송도고는 오랜 역사를 기반으로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춰 학생 중심 수업과 교과별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우수한 인재를 길러냈다.

 

인천 송도고가 10년간 운영 중인 고3 위한 진로·진학콘퍼런스.

인천 송도고가 10년간 운영 중인 고3 위한 진로·진학콘퍼런스.

 

송도고는 2023학년도 대입에서 수도권 주요 상위 대학에 130여 명을 합격시키면서 인천 일반계 고교 가운데 우수대학 진학률 1위를 기록함으로써, 평준이 된 일반고 한계를 넘는 진학 실적을 자랑하면서 왜 명문사학인지 증명했다.

지난 2011년 과학 중점과정을 시작으로 사회·IT융합·체육·의과학 중점 과정을 체게 있게 운영한 송도고는 학생 자율 선택권이라는 바탕으로 대학에서 요구하는 학생 기본 소양 함양을 목표로 투지와 열정을 담아 학생들이 꿈을 향해 가도록 날개를 달아줬다.

송도고가 자랑하는 과학중점학교 과정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창의·융합형 과학 인재 양성을 목표로 기본 과학 교과 수업에 분야별 동아리 활동, 학생 중심 특화 연구, 융합 STEAM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지난해 춘계 체육 한마당

지난해 춘계 체육 한마당

 

이 같은 노력으로 2016년부터 2021년까지 ‘과학중점학교 운영성과 최우수교(교육부·한국과학창의재단 선정)’에 뽑혀 운영 벤치마킹 학교로 자리매김했다.

사회 중점과정은 인문학 진로를 원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독서·발표·토론 중심 학생 참여형 수업을 진행해 종합 사고력과 논리력을 키워 창의·융합형 사회과학인을 육성한다.

해마다 토론대회를 열어 민주시민 자질을 키우고, 현직 대학교수와 변호사, 은행 종사자 같은 전문가를 초청해 진로 특강을 진행한다. 시의회나 국회, 법원, 증권거래소를 찾아 다양한 진로 체험활동도 한다.

IT융합 중점과정은 정보 문화 소양과 컴퓨팅 사고력을 겸비한 창의형 IT인재 양성을 목표로, C언어·JAVA·아두이노를 활용한 사물인터넷, 웹 페이지 제작 같은 체험 중심 교육으로 학생 잠재력을 끌어낸다.

 

교정에 자리한 돌에 새겨진 교시 ‘사람이 먼저 되라’가 눈에 띈다.

교정에 자리한 돌에 새겨진 교시 ‘사람이 먼저 되라’가 눈에 띈다.

 

최근 송도고가 공을 들이는 의과학 중점과정은 송도고 출신으로 ‘한국 슈바이처’라고 하는 장기려(1911년~1995년) 박사가 걸어온 의료제민(醫療濟民) 정신을 본보기로, 환자 중심 의술을 펼치면서 의학을 연구하는 의사과학자 양성을 목표로 한다.

과학 중점 교과과정을 기본으로 ‘세움·배움·나눔’으로 구성한 비교과과정 프로그램을 운영해 다양한 프로젝트와 의과 특강과 체험·봉사활동을 진행한다.

의과학 과정은 전체 신입생 가운데 50여 명을 선발해 1학년 때 탐구영역 기초를 다지고 진로탐색 과정을 거친 뒤 미래 의료인으로서 활동 계획을 포함한 자기소개서를 검토해 최종 30명 안팎을 추려 의과학 중점반을 편성한다.

송도고 의과학 과정이 다른 자사고·특목고와 견줘 차이가 나는 부분은 국내외 의료 봉사 프로그램으로 교실에만 갇혀 이론만 배우는 의학이 아니라 환자에게 봉사하면서 책에서 배우지 못하는 의료제민을 몸소 체득하도록 한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체험 중심 활동은 전 중점과정에 걸쳐 이뤄지고, 수시에 강한 학교로 소문나는 밑거름이 됐다.

송도고는 학력만을 강조하지는 않는다. 중간고사를 치른 뒤 4~5일은 ‘쉼’이 있는 학사 일정을 운영하고, 점심시간은 무려 80분이나 제공해 학생들이 다양한 동아리 활동과 진로 탐색활동을 하도록 돕는다.

 

이상원 교장

이상원 교장

 

이 말고도 교사와 졸업생이 참여한 ‘송도고 진로여(與)지도’라는 진로·진학 컨퍼런스를 10년 동안 3학년 대상으로 진행해 최적이 된 입시 전략을 제공한다. 이는 학생부를 바탕으로 입시 전략뿐만 아니라 학생 잠재력과 장·단점을 파악해 대학에 입학한 뒤 전략까지 세우도록 돕는다.

이러한 수많은 체험과 프로그램 운영이 가능하도록 재단(송도학원)과 송암장학회, 송도중고총동창회는 재학생에게 후원을 아끼지 않는데, 장학금을 비롯한 한 해 전체 운영비가 100억 원에 이를 정도다.

송도고에 부임한 지 4년째인 이상원 교장은 "우리 학교는 ‘사람이 먼저 되라’는 교시 아래 인성과 지성을 두루 갖춘 인재 양성에 집중하고 전 교직원이 대한민국 미래를 준비하는 교육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다"며 "학교법인(이복영 이사장)과 장학회를 비롯한 총동창회의 아낌 없는 지원은 송도고를 전국 최고 과학 중점학교로 이끄는 든든한 지원군이다. 임기 마지막까지 나침반 노릇을 하면서 소임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동현 기자 kdh@kihoilbo.co.kr

사진=<인천 송도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