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이후
94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송도고(松都高)의 교육 목표다. 자기 주도적 학습, 컴퓨터 실습교육, 환경 친화적 교육, 외국어 교육 등을 중점적으로 실시해 21세기가 요구하는 소양과 덕목을 길러나간다는 게 학교측의 방침.
송도고는 그 일환으로 도서관에 전산망을 구축, 학생 스스로 필요한 지식이나 정보를 얻도록 돕고 있다. 그리고 학기별로 독서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양서보급과 신간안내, 독서 촉진 대회 등을 통해 학생들에게 간접 체험의 기회를 넓혀 준다. 1-2학년 학생들에겐 방과후 도서관에서 1시간 이상 독서하는 습관을 갖도록 유도, 자기 생각과 주장을 펼 수 있는 토론의 장을 마련하는 등 독서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다. 아울러 모든 학생이 졸업과 동시에 정보인증제에 따른 자격을 취득할 수 있도록 정보산업 과목을 운영하는가 하면, 학교 인터넷을 활용해 각 학년 각 반 홈페이지를 개설하는 등 정보화교육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송도고는 환경친화적 교육의 하나로 매주 토요일 2개 학급이 학교 인근 지역을 대상으로 청소 및 재활용 활동을 벌여 주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기도 하다. 주민 이종성씨(61·옥련동 3통장)는 “학생과 교사들이 함께 동네 쓰레기를 치우는 등 자연을 소중히 여기는 모습을 보면, 역사와 전통이 있는 학교는 역시 다르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전인교육은 구한말 “우리 민족이 살 길은 내 손으로 능히 나를 기를 수 있도록 하는(능력) 교육에 있다”고 역설한 학교 설립자 윤치호(尹致昊)선생의 민족정신에서 비롯한다. 송도고는 을사조약(1905년) 후 개성에서 민족지도자인 윤치호 선생이 설립한 한영서원(韓英書院)에 뿌리를 두고 있다. 개성 유일의 교육기관이었던 한영서원은 1917년 사립 송도고등보통학교로 바꾼 후 전국에서 학생들이 모여들어 민족운동가를 비롯 정계·재계·학계 등에 수많은 인재를 배출하면서 전국 굴지의 사학(私學)으로 자리매김했다. 일제 때 도산 안창호(安昌浩) 선생 등 민족지도자들은 송도고보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민족정신과 구국운동의 혼을 일깨우기도 했다.
송도고보는 6·25 전쟁으로 임시휴교한 뒤 민족교육의 산실이었던 개성 교사를 뒤로 하고 1952년 4월 인천 송학동에 가교사를 마련, 학교재건의 꿈을 키워 나갔다. 이후 1983년 연수구 옥련동 18-1에 새 교사를 신축, 오늘에 이르고 있다. 지금까지 '송도학원'에서 배출한 이들은 2만여명.
송도고 하면 바로 떠오르는 게 농구다. 1931년 당시 김정배(13회)가 서울 황성기독청년회(현 YMCA)에서 배워 학교에 보급하면서 송도 농구부의 역사는 시작됐다. 해방 후 송도고 농구는 전국대회 우승과 준우승을 20여차례나 휩쓸었다. 한 때 농구 국가대표 중 절반 가량을 송도 농구부 출신들이 차지했을 정도. 특히 유희영(48회), 김동광(50회), 이충희(57회), 강동희(66회) 등 발군의 선수들이 한국 농구스타의 계보를 이어 나갔다.
송도학원은 82년 4월 제 4대 이사장에 '마지막 송상(松商)'으로 꼽히는 개성출신의 동양화학 이회림 회장이 취임하면서 제 2의 도약기를 맞았다. 송도고는 '사람이 먼저 되라' 는 그의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덕(德)과 체(體)를 겸비한 인재 육성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
송도고는 다른 학교에 비해 월등히 많은 장학생수를 자랑으로 삼는다. 장학금 중엔 94년의 역사를 통해 배출한 선배들이 기금을 모아 조성한 게 상당부분을 차지, 끈끈한 모교애를 보여 주고 있다. 개성출신 안병표씨(76·순흥물산 대표)의 경우 10년 넘게 연간 3천만원이 넘는 장학금(창강장학생)을 내놓고 있기도 하다. 현재 학년마다 4%에 달하는 학생들이 전액장학금을 받고 다닐 정도. 이처럼 장학금제도가 잘 정착된 덕에 매년 우수 학생들의 입학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게 학교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런 원동력을 바탕으로 송도고는 97~99년까지 전국 모의고사에서 3년 연속 인천시 수석의 영예를 차지하기도 했다.
송도고는 학생들을 이끌어 나갈 교사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자격연수, 일반연수, 전문연수 등을 통해 교사들의 자질과 전문성을 높이고 있는 것도 그 중 하나. 이와 함께 공개채용으로 우수 교사를 영입하는데도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도서관을 잘 갖추고 있는 것도 송도고의 특징이다. 송도고 도서관은 SA99라는 도서관 전산프로그램을 설치, 장서를 모두 전산화함으로써 열람·대출 등의 편의를 도모하는 등 도서 관리의 효율성을 크게 높였다. 현재 장서 수는 1만6천200여권. 학교측은 수시로 학생과 교사들이 희망하는 책을 구입해 비치해 놓는다.
박상수교장(58)은 “사학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면서 공교육의 책임을 다해 21세기에 걸맞는 인재를 배출하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