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 - 송도고등학교 수학일보 제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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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GDO HIGH SCHOOL 15
수학으로 금융파생상품을 만들다!
실제 상품을 단순화해서 금융파생상품을 만드는 방법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예를 들어 40원이던 주식 값이 1년 뒤에 2배로 오르면
30원의 이익금을 주고, 주식 값이 떨어져도 손해를 보지 않는 상품을 만든다고 가정해 보자. 이런 상품은 어떻게 구성하고, 또 얼마에 팔
아야 할까? 단순하게 생각하면 40원짜리 주식 하나로 상품을 구성하면 될 것 같다. 하지만 만약 1년 뒤에 주식 값이 떨어지면 증권회사는
손해를 보게 된다. 주식 값이 떨어져도 소비자에게 원금을 돌려 줘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가가 떨어지더라도 소비자는 물론 금융회
사도 손해를 보지 않도록 상품을 설계해야 한다. 그러려면 결국 1년 뒤 그 상품을 팔았을 때 남는 돈이 주식이 올랐을 때는 30원 이상, 주
식이 떨어졌을 때는 적어도 0원이 돼야 한다.
이처럼 기본 원리는 어렵지 않지만, 실제로는 훨씬 복잡하다. 단순히 주식과 대출만으로 상품을 설계하지 않을 뿐더러, 기본 가정인 금
리나 주식 값도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만약 금리가 변하거나 주식 값의 변동이 예상한 값보다 클 경우에는 은행에서 빌릴 돈과 사야
할 주식의 분량을 다시 계산해야 한다. 증권회사에서 퀀트들이 매순간 정신없이 모니터를 쳐다보며 바쁘게 계산을 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알고리즘 트레이딩은 양날의 검?
퀀트가 금융시장에서 하는 일은 금융파생상품 설계뿐만이 아니다. 1990년대부터는 각종 방정식을 이용해서 만든 주식투자 알고리즘을
최첨단 컴퓨터 기술과 접목한 ‘알고리즘 트레이딩’이라는 방법까지 만들었다. 오늘날 알고리즘 트레이딩은 미국에서 지난해 주식 거래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을 정도로 중요한 투자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알고리즘 트레이딩은 트레이더들이 쉬지 않고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없도
록 해주기 위해 생겨났다. 원래 목적도 이윤 극대화가 아니라 비용을 절감하고 위험 요소를 줄이는 것이었다. 물론 지금은 이윤을 추구하는
목적으로 알고리즘 트레이딩을 많이 쓴다. 문제는 이에 따른 부작용이 많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시장 교란이다. 예를 들어, 2010년 5월 6일에 다우지수를 몇 분만에 1000포인트 폭락시킨 ‘플래시 크래시’가 있다. 이
원인으로 자동 트레이딩 프로그램을 사용한 초단타 매매가 꼽힌다.
최근에는 퀀트가 금융상품과 금융기관의 위험 요소를 분석하는 일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복잡하게 얽혀 있는 금융기관 사이의 관계
를 분석할 때도 수학이 꼭 필요하다. 점점 복잡해지는 금융계에서 수학의 역할도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 알고리즘 트레이딩 시스템 구성도
(NOM 1학년 홍바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