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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성공적인 첫 글로벌 프로젝트 설립하자는 합의를 이끌어냈고, 1975년 4월 프랑스 화학
한불화학
대기업인 롱프랑사와 50대 50의 합작 비율로 한불화학을
설립한다. 한불화학은 당시 경제기획원이 해외 자본
75 유치 사례로 홍보할 정도로 성공적이었다. OCI 백우석
부회장은 당시 한불화학의 위력에 대해 이렇게 회고한다.
“화이트 카본 국내시장이 어마어마하게 커져 나중에
우리가 합작해 설립한 한불화학의 사업 규모가 프랑스
롱프랑 본사보다 확대되었습니다. 일본에도 화이트 카본
회사가 세 곳 있었는데, 우리가 그 세 곳을 합친 것보다
더 막강했지요. 그러니 일본인들에게 한불화학은 공포의
동양화학 전무이사로 경영에 참여한 이수영 회장은 대상이었습니다. 한국에서 만든 화학제품이 일본을
위기에 처한 회사를 회생시키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한다. 재패한 건 역사상 최초일 겁니다.”
송암동우회 김상열 전 회장은 “월급도 제대로 안 나오던 한불화학은 1970년대 국내시장에 화이트 카본을
최악의 경영 상황이었지만 젊은 분이 참 의연하더군요. 저렴한 가격에 안정적으로 공급함으로써 한국 신발 수출
그런 상황에서도 자주 일류 회사에 대한 포부를 산업이 성장하는 데 크게 기여한다. 동양화학에 입사한 후
이야기하곤 했는데, 당시로서는 너무 이상적인 분이 그가 추진한 첫 글로벌 프로젝트였다.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라며 긍정적이고
위풍당당하던 젊은 이수영 전무의 모습을 떠올린다.
흔들리던 동양화학이 정상 궤도를 되찾기 시작하자
그는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린다. 다수의 외국 기업과
합작을 추진하는 그의 글로벌 감각은 이때부터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1970년대 들어 소다회 수요 개발을
위해 관련 사업을 다각도로 검토하던 그는 화이트
카본(White Carbon)*에 주목한다. 운동화 수출 산업이
성장하면서 운동화에 들어가는 고무 보강 충전제인 한불화학에서
화이트 카본 수입이 급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생산한 화이트 카본 제품
1975년 당시 전무이던 이수영 회장의
곧바로 기술 도입을 위한 최고의 합작회사를 물색한다.
첫 글로벌 프로젝트인 한불화학 공장 준공식 현장
당시 화이트 카본 생산 기술은 독일과 프랑스가 세계
우위를 다투었다. 먼저 독일 데구사(Degussa)와의
합작을 시도하지만 무산되자 프랑스 롱프랑(Rh ne
Poulenc)사와의 합작을 추진한다. 마침 이수영 회장은
롱프랑 피로네 부사장과 교분이 있었는데, 그가 홍콩 출장
화이트 카본
중이라는 소식을 듣고 곧바로 홍콩행 비행기에 오른다.
콜로이드 실리카로 이루어진 충전제. 고무 충전제로
그의 발 빠른 행보와 끈질긴 교섭은 마침내 합작회사를 사용하며 고무의 내마모성을 강화하는 성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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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SOO YOUNG 1942-2017 STORY 1. A NEW BEGINN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