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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2남 1녀의 아버지                      1966년에 결혼한 이수영·김경자 부부는 슬하에 2남
                                                             1녀를 뒀다. 1968년 미국 유학 중 태어난 장남 이우현,
                                                             한국으로 돌아온 다음 해인 1969년에 낳은 차남 이우정,
              68                                             그리고 1974년 막내딸 이지현이 태어났다. “워낙 공사가

                                                             분명한 분이다 보니 회사 일을 집에서 말씀하시는 법이
                                                             없었어요. 대신 뉴스나 신문에 보도될 정도의 큰일이거나,
                                                             타인을 통해 들으면 놀랄 만한 회사 이슈만 전날 밤
                                                             귀띔해주시는 정도였죠.” 차남 이우정은 어린 시절 기억
                                                             속에 아버지가 등장하는 장면은 그리 많지 않았다며
                                                             이야기를 이어간다. 이수영 회장이 빙상연맹 회장을
                                                             맡으면서 겨울이면 그나마도 아버지를 만나는 날이 더
                                                             적었다. 2, 3월은 동계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 시즌이라
                                                             세 남매의 입학식과 졸업식에 아버지가 참석하지 못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장남 이우현의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와튼 스쿨 MBA 졸업식에 아버지가 온 날을
                                                             ‘역사적 순간’이라 부를 정도다. 명절 역시 다르지 않았다.
                                                             전 세계 여러 국가와 거래를 하는 기업의 특성상 명절
                                                             당일만 휴일일 뿐, 이 집에서 법정 공휴일은 존재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이수영 회장은 집에 있을 때도 편히 쉬는 적이
                                                             없었다. 늘 생각이 많았던 그는 무언가를 쓰거나 책을
                                                             읽거나, 그것도 아닌 날엔 카메라를 닦고 집 안 곳곳
                                                             수리가 필요한 곳을 찾아내곤 했다. 비행기나 차 안에서도
                                                             책을 보거나 아이패드로 무언가를 검색하고 이메일을
                                                             보냈다. 느긋하게 쉬는 방법을 모르는 듯,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부지런한 성격이었다. 아주 가끔, 여유가
                                                                                                                                               1977년 온양에서 찍은 가족사진
                                                             생기는 날엔 아침 일찍부터 분주하게 준비해 가까운
                                                             곳으로 당일치기 여행을 떠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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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E SOO YOUNG  1942 – 2017                                                                                                                                                                              STORY 2.  THE FAMILY 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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