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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4
위트와 유머를 갖춘 회장님
‘회장님’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딱딱하고 권위적일 낯선 얼굴을 만날 때면 “자네는 누군가” 하며 먼저
거라 지레짐작하는 사람도 많았지만, 사실 이수영 인사를 건넸고, 길을 걷다 ‘처음 보는 기기’를 쓰는
회장의 매력 포인트는 유머러스함이었다. 농담처럼 쓱 젊은 친구들에게 갖고 있는 물건이 무엇인지 묻는
던지는 촌철살인의 한마디나 위트 있는 말을 좋아했다. 일도 자주 있었다. 말수는 적었지만 타인의 이야기를
“대학생 때인가, 현관에서 아버지께 인사를 하는데 경청하고 궁금한 건 못 참는 성격이던 그는 호기심
영화 <그리스인 조르바>에 등장하는 춤을 따라 추는 이수영 회장과 김경자 여사
‘What are you doing today?’ 하고 물으시더라고요. 많은 신사였다.
‘I don't know. I’ll billbill’하고 대답했죠. 집에서
‘빌빌’거릴 거라는 얘기였는데, 정말 좋아하시면서
한참을 웃다 출근하셨죠. 그런 소소한 말장난을 무척
좋아하셨지요.” 딸 이지현은 어릴 적부터 이수영
회장의 일상 속 ‘웃음’ 파트너였다.
회사에서도 툭 내뱉는 말로 직원들에게 즐거움을
주곤 했는데, 회장님이라 너무 긴장한 나머지 다른
사람들이 웃는 이유조차 눈치채지 못하는 이도 더러
있었다. 정말 재미난 상황에선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속으로 웃다가 갑자기 파안대소하는 모습도 이수영
회장의 트레이드마크였다. 다들 한참을 웃고 난 뒤에
조용하던 자리에서 ‘큭큭’ 소리가 나 뒤돌아보면
언제나 이수영 회장의 뒤늦은 웃음소리가 들렸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주변 사람들을 한바탕 더 웃게
말수는 적었지만 언제나 다정하고 유쾌한 모습을 보여준 이수영 회장
만드는 마력의 웃음이기도 했다. 호기심 많고 붙임성도
좋아 모르는 사람들과 대화하는 일도 잦았다. 회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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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SOO YOUNG 1942 – 2017 STORY 2. THE FAMILY 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