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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sterfield’ 서명과          이수영 회장은 20대 초반에 작성한 편지부터 근래 서류에 남겨놓은 사인, 온라인
                 파카51 만년필                    패스워드까지 모두 ‘체스터필드’라는 서명을 사용했다. 영국의 정치가 겸 문인의 이름이자
                                             심플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남성용 롱코트의 명칭이며 동시에 그가 좋아하던 담배
                                             이름이기도 한 체스터필드. 이는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다기보단 그저 발음에서 전해지는
                                             뉘앙스가 좋아 오랫동안 애정을 갖고 사용해온 단어다. 젊은 시절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편지를 자주 썼고, 기업인이 된 이후에는 연설문을 낭독하기 위해 글 쓸 일이 많았던 그는
                                             항상 종이를 펼쳐두고 ‘파카51 만년필’을 손에 쥐었다. 아주 심플하고 기능적인 디자인을
                                             갖춘 파카51 만년필은 1960년대 만년필과 샤프 세트를 구입한 뒤로 펜촉을 수리해가며
                                             수십 년 동안 유용하게 사용하던 물건이다.





































 체스터필드 담배  나이가 들면서 건강을 위해 금연했지만, 예순이 가까울 때까지 이수영 회장은
 애연가였다. 젊은 시절엔 필립 모리스에서 생산한 체스터필드(Chesterfield)를 특히
 좋아했다. 퇴근 후 서재에 앉아 글을 쓸 때면 항상 “담배부터 물어야 할 말이 생각이 나”
 하고 담배 한 대를 태우며 곰곰이 생각에 빠지곤 했다. 당시 체스터필드는 필터가 없는
 짧은 길이의 담배로 전통적이면서도 품위가 있어 보이는, 고급 취향의 사람들이 선호하던
 담배 브랜드였다. 꼭 비싼 물건을 고집하진 않았지만 ‘Something Special’한 것, 같은
 물건이라도 본인 취향에 맞는 제품만 사용하고자 했던 성격은 담배를 선택하는 데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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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E SOO YOUNG  1942 – 2017                                                                      A BEAUTIFUL TAS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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