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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세계 무대를 향한   “1975년 제가 동양화학에 입사해서 깜짝 놀란 것 중                  원칙에도 어긋남이 없으니, 협상은 명확했고 실행 또한
 글로벌 비즈니스의 시작
                 하나가 이수영 회장님의 글로벌한 행보였습니다. 당시
                                                                 빨랐다. 그는 협상 테이블 위에 상대 기업 입장에서 만든
                 한국에서 가장 큰 기업도 기껏해야 일본, 대만, 홍콩
                                                                 사업 계획서를 내놓곤 했는데, 외국 기업들은 그의 이런
 78              정도를 드나들곤 했는데, 이수영 회장님은 남미 페루에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최선을 다해 작성한 두툼한 사업
                 가서 소다회 공장을 짓겠다며 분주히 돌아다니셨거든요.
                                                                 계획서는 100% 완벽하지는 않지만 100% 신뢰감을
                 페루 플랜트 수출은 여러 제반 여건이 안 되어
                                                                 끌어올릴 수 있는 ‘이수영식 협상 카드’가 되었다. 먼저
                 불발되었지만 결국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1980년                     사업의 트렌드를 읽고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필리핀에 백시멘트* 공장을 지었죠. 플랜트 수출은                     무엇이 필요한지 정확히 알고 있었던 이수영 회장은 해외
 필리핀 PWCC 백시멘트 공장 건설 현장을 방문한 이수영 회장  1973년 대상그룹이 인도네시아에 첫 수출한 이후   유학 시절 쌓은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와 글로벌 비즈니스
                 대한민국 역사상 두 번째일 겁니다. 한국은 시장 규모가                  감각을 토대로 해외 유수의 기업과 합작하는 데 탁월한
                 작으니 일찌감치 전 세계로 눈을 돌린 거죠.” OCI 백우석               역량을 발휘한다. 입사 후 동양화학의 위기를 단기간에
                 부회장의 말처럼 1970년대 모든 기업이 국내만 보고 있을                극복하며 경영 정상화를 이뤄낸 이수영 회장은 그 공을
                 때 이수영 회장의 비즈니스는 글로벌 무대를 향해 있었다.                 인정받아 1978년 동양화학 사장으로 승진한다.
                     훤칠한 키에 단정한 이목구비, 깔끔한 인상의
                 이수영 회장을 기억하는 지인들은 마치 입이라도 맞춘
                 듯 한결같이 말한다. “영국 신사 같은 분이다”라고.                             “
                 부드럽지만 단호한 말투에 유창한 영어 실력을                                  1979년 페루 리마에서 열린 소다회 공장 건설
                                                                           입찰 건을 의논하기 위해 이수영 회장과 처음
                 겸비했으며, 품격 있는 매너와 탁월한 협상 능력까지
                                                                           만났어요. 제가 OCI를 대변해 페루 정부와
                 갖췄으니 사업가라기보다는 세련된 외교관의 이미지에
                                                                           협상에 나섰죠. 안타깝게도 사업이 끝내
                 더 가까웠다. 매사에 합리적 사고와 판단을 중시해온 그는                           성사되지는 못했지만 이수영 회장과는 그 후
                 사업 또한 한국식이 아닌 미국 등 글로벌 스탠더드에                              오랫동안 친분을 유지했어요. 그와는 인생과
                 맞추려 노력했다. 자본주의 역사가 깊은 미국과 유럽을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비슷했습니다. 좋은
                 상대로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려면 우리 또한 글로벌                               인재를 찾고 사회적 결실을 맺기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한다는 점에서 더욱 가까워졌죠.
                 스탠더드에 맞춰야 경쟁력이 있다는 지론에서다.
                                                                           비즈니스 때문에 만난 사이지만 평생 잊지
                     해외 글로벌 기업들은 이런 이수영 회장과 협상하는
                                                                           못할 친구였습니다.
                 것을 좋아했다. 특히 1970~1980년대 한국 기업은
                 대부분 통역 겸 법률 문제를 해결해줄 한국 변호사를                              ”
                                                                           -  인권, 평화 비영리단체 콘세호 포르 라 파스
                 협상을 위해 대동했으나 언어적으로 미흡한 부분이                                (Consejo Por La Paz)의 프란시스코 디에스-
                 많았다. 또 어렵사리 실무진과 협의를 마치더라도 최고                             칸세코(Francisco Dies-Canseco) 회장
                 결정자의 뜻에 따라 협상 내용이 달라지곤 해 종종 난항을
                 겪곤 했다. 하지만 이수영 회장은 달랐다. 핵심 의사
                 결정권자가 직접 참여하니 협상이 번복될 일이 없었고,                           백시멘트
                                                                         건축물 내부용으로 개발한 시멘트. 시멘트가 회색을 띠는
                 능통한 영어 실력으로 직접 미국 변호사와 대화를 주도해
                                                                         것은 산화철 함량이 많기 때문인데, 백시멘트는 이 함량이
                 오해의 소지도 없었다. 실무에 해박한 지식을 갖춘 데다                          적어 흰색이다.
 필리핀 현지에서 사업 관련 논의 중인 이수영 회장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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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E SOO YOUNG  1942 – 2017                                                                 STORY 1.  A NEW BEGIN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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