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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에는 군산·익산·포항·광양 공장의 4개 노조가                 무조건 가져가는 것을 사칙으로 못 박아놓았다. 한번은
                                              Management Philosophy  3                                                                     있지만 지금껏 단 한 차례의 파업이나 분쟁이 없었다.                임금 인상 폭을 노조에 위임해 3% 인상 요구안이

                                          OCI의 노사 관계, 무분규 노사의 비결                                                                           그 때문에 노사 상생 우수 사례 기업을 거론할 때면 늘               나왔지만 이수영 회장은 과감히 7.5%를 인상해주기도
                                                                                                                                           OCI 이름이 오르내리곤 한다. 노사분규가 없는 이유는               했다. 노조 측이 요구하지 않아도 회사가 여력이
                                                                                                                                           의외로 간단하다. 문제를 접근하는 방식을 노사 대립                 된다면 선제적으로 주었으니 처음부터 노조와 얼굴
                                                                                                                                           구도로 보지 않고 파트너로 인식해서다. 이수영 회장은                붉힐 일은 만들지도 않은 것이다.
                                                                                                                                           공장에 가면 반드시 노조위원장을 만나서 같이 식사를
                                                                                                                                           하고 어려운 점이 있는지 물어보았다. 어떤 이슈를
                                                                                                                                           갖고 이야기하면 들어주고, 고민을 함께 나눴으며,
                                                                                                                                           필요한 경우에는 논리적으로 설득하기도 했다. 그래도
                                                                                                                                           안 되면 타협하고, 조금씩 양보하고 배려해주며
                                                                                                                                           관계를 풀어나갔다. 그런 이수영 회장을 노조위원장도
                                                                                                                                           존경했다. 1996년 OCI 노사 무분규 비결을 묻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는 그가 지향하는 ‘사람 중심
                                                                                                                                           경영’을 단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노사 화합에 특별한 비결은 없습니다. 가끔
                                                                                                                                           공장에 내려가 근로자들과 소주 파티를 하는데, 가능한
                                                                                                                                           한 근로자들과 호흡을 같이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제 마음이 편합니다. 한번은
                                                                                                                                           술자리에서 모든 직원에게 한 잔씩 받다 200잔을 마신
                                                                                                                                           경우도 있습니다. 저는 지금도 최근에 입사한 직원을
                                                                                                                                           제외하고 모든 직원의 이름과 얼굴을 기억합니다.”
                                                                                                                                                그는 한발 더 나아가 우리나라의 극명한 노사
                                                                                                                                           대립의 근본 원인을 재벌 시스템에 있다고 봤다.
                                                                                                                                           사측이 깨끗하게 경영하면 노사 관계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OCI 최고 경영진은 매년
                                                                                                                                           상·하반기 포항 공장을 비롯한 각 사업장을 찾아가
                                                                                                                                           현장 근무 직원을 대상으로 경영 전반에 대한 설명회를
                                OCI 직원들과의 간담회에 참석한 이수영 회장
                                                                                                                                           개최하고 주요 경영 현황 및 실적, 비전과 전략 등을
                                                                                                                                           공개하고 질문도 받는다. 기업의 성과급은 그해 실적에
                                                                                                                                           따라 경영진이 일방적으로 정하는 게 관례이지만
                                                                                                                                           이수영 회장은 임직원 전체가 영업이익의 5%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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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E SOO YOUNG  1942 – 2017                                                                                                                                                                         STORY 5.  EMBRACING CHALLEN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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