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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영 회장이 직접 스카우트 제안을 하신 걸로 알고                                               그린리버 공장을 처음 방문했을 때가 기억나는군요.                     이직하기로 했을 때 회장님은 저를 많이 붙잡으셨어요.
            INTERVIEW                                        있는데요, 첫 만남이 궁금합니다.                                                         회장님은 외국 기업의 회사 인수를 마땅치 않게                       서운하셨겠죠. 하지만 막상 떠날 때는 멋진 서류 가방을

                                                             회장님은 1995년 12월 뉴욕 플라자 호텔에서 처음                                              생각한 500여 명의 와이오밍 광부를 직접 만나 자신의                  작별 선물로 주시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새 회사에서
            크리스 프레이저(Chris Fraser)                           뵈었어요. 그때 회장님이 제게 직접 OCI 케미컬즈                                               스타일대로 진심을 다해 진실되게 말씀하셨어요. 우리가                   최대한 멋지게 보였으면 좋겠다고, 성공하기를 바란다고
            전 OCI 케미컬즈 CEO                                   부사장직을 제안하셨죠. 당시 다니던 회사에서 승진과                                               공장에 동양화학 간판을 새로 걸 때는 동양화학이                      말씀하셨습니다. 이처럼 회장님의 품격과 배려심을

                                                             인센티브를 제시했지만, 기업가로서 회장님이 가지고                                                오랫동안 이 자리를 지킬 것이고, 장기적 관점에서                     보여주는 일화는 많습니다.
                                                             있던 회사에 대한 비전과 경험 그리고 인간으로서 보여준                                             투자해 강력한 기반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이죠. 처음에
                                                             진정성과 지혜에 반해 이직을 결심했지요. 회장님은 먼                                              반감을 가졌던 광부들도 나중엔 기립 박수를 치더라고요.                  마지막으로 이수영 회장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미래를 내다보고 장기 계획을 세우고, 복잡한 글로벌                                               회장님은 그렇듯 항상 적시에 적절한 단어를 사용해                     무엇인가요?
                                                             비즈니스의 역학을 분석해 최선의 방향과 전략을                                                  지혜와 통찰력을 보여주셨어요. 이후 동양화학은 사업                    회장님의 손을 잡고 눈을 바라보면서 그동안 저에게
                                                             제시하는 능력이 매우 뛰어난 분이었습니다.                                                    확장과 기술 개발에 수억 달러를 투자해 소다회 분야의                   베풀어주신 모든 은혜에 감사를 표하고, 우리의 우정이
                                                                                                                                        글로벌 리더로 성장했습니다.                                 저에게 얼마나 소중했는지 알려드리고 싶어요. 회장님은
                                                             이수영 회장과 사업적으로 만났지만 오랜 세월 벗으로                                                                                               저에게 한국이라는 멋진 나라의 문화와 음식, 사람을
                                                             지내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수영 회장님은 어떤                                               경영인 이수영 회장은 어떤 장점을 가진 리더였나요?                    소개해주셨고, 사업을 성공으로 이끌면서도 겸손하고
                                                             분이었나요?                                                                     10년 넘게 회장님과 함께 일하면서 우리는 인수, 투자,                 관대하고 배려심을 잃지 않는 방법을 알려주셨지요. 또
                                                             배려심이 많고 진솔하고 사려 깊은 분이었습니다. 이런                                              헌신, 장기 전략 등을 통해 동양화학을 최고의 기업으로                  장기적 관점과 헌신, 인내심이 성공에 얼마나 중요한지
                                                             분을 알게 된 것이 저에게는 행운이었죠. 회장님은 항상                                             성장시켰습니다. 미국에서 회장님은 약속을 잘 지키고                    보여주셨습니다. 이처럼 훌륭하고 존경스러운 분을 만난
                                                             저를 존중해주셨고, 저와 많은 주제에 관해 자유롭게                                               신중하고 사려 깊은 분이라 함께 일하는 것이 자랑스러운                  것이 저에게는 큰 영광이었어요. 실제로 OCI 케미컬즈를
                                                             의견과 사상을 공유했습니다. 제가 서울에 가거나                                                 리더로 인정받으셨어요.                                    떠나는 것이 제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결정이었던 것
                                                             회장님이 미국에 오시면 언제나 따로 시간을 내서                                                                                                 같아요. 그동안 저와 함께해주셔서 감사했다는 말씀을
                                                             식사를 하거나 만나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지요. 제가                                               이수영 회장과의 특별한 추억이나 에피소드가 있다면                     전하고 싶습니다.
                                                             당뇨 진단을 받았을 때도 걱정을 많이 해주셨어요.                                                들려주세요.
                                                             인삼이나 몸에 좋다는 약도 많이 보내주시고요. 정말                                               회장님과는 기억에 남는 추억이 정말 많아요. 당시 저는
                                                             인정이 많은 분이었죠. 10년 넘게 OCI 케미컬즈에서                                             회장님과 함께 많은 행사에 참석했는데요, 그중에서도
                                                             일하면서 가족들끼리도 몇 번 만났는데 회장님은 가족,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 올림픽이 떠오르네요.
            이수영 회장은 사람을 쉽게 사귀는 성격은                           특히 손주들을 매우 아끼셨습니다. 저희 가족 안부도 자주                                            특히 올림픽이 끝난 후 열린 쇼트트랙 행사가 기억에
            아니다. 하지만 한번 인연을 맺은 사람과는                          묻고 챙기셨어요. 회장님과 함께했던 시간을 되돌아보면                                              남습니다. 회장님은 당시 여러 경기에서 메달을 따면서
            오래도록 그 연을 이어가며 상호관계를 소중히                         이렇게 멋진 분을 알게 된 것에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전 세계에 한국 스케이팅의 저력을 보여준 선수들을
            여기는 경영자였다. 그를 아는 지인들은                                                                                                       무척 자랑스러워하셨어요. 회장님은 뛰어난 리더십과
            한결같이 그의 따뜻한 인품과 탁월한 경영
                                                             한국이 미국 와이오밍 소다회를 인수할 당시 미국                                                 헌신을 통해 한국 쇼트트랙 팀이 설립되고 발전하는 데
            감각에 아낌없는 경의를 표한다.
                                                             직원들의 반응은 어떠했고, 와이오밍 소다회를                                                   중추적 역할을 하셨죠. 오늘날과 같은 뛰어난 성과를
            1996년 동양화학의 미국 와이오밍 소다회
                                                             인수하면서 이수영 회장의 사업적 감각을 엿볼 수 있는                                              올리는 데 크게 기여한 주인공이었기에 그와 함께
            인수 후 부사장이자 총괄 책임자로 처음 만난
            크리스 프레이저 또한 그가 오랜 세월 인연을                         일화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스케이팅을 관람한 것은 매우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맺어온 이 중 한 사람이다.                                  와이오밍 소다회 인수를 발표한 후 회장님이 와이오밍                                               하나 더, 제가 OCI 케미컬즈를 떠나 다른 회사 CEO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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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E SOO YOUNG  1942 – 2017                                                                                                                                                                                STORY 3.  INNOV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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