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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고                 보통의 남자아이들이 까불까불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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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수영은 늘 또래보다 어른스럽고
                                                                                                                                                                                                         믿음직한 소년이었다. 털털하거나
                                                                                                                                                                                    수더분하지 않고, 오히려 순수하고 낭만적인 성격이라 ‘색시’
                                                                                                                                                                                    같다고 표현할 정도로 얌전하고 말수도 적었다. 그럼에도
                                                                                                                                                                                    결벽증에 가까울 만큼 남에게 피해주는 일은 결코 하지 않았다.
                                                                                                                                                                                    그는 유연한 성격의 소유자였지만, 친구를 사귈 때만큼은
                                                                                                                                                                                    사람에 대한 확고한 취향을 나타내곤 했다. 단점이라면 싫은 게
                                                                                                                                                                                    분명했다는 점이다. 그때부터 예의 없는 친구들은 상대도 하지
                                                                                                                                                                                    않았고, 그런 성향은 성인이 되어서도 변함이 없었다.
                                                                                                                                                                                        그는 어린 나이에도 이성과 논리가 분명했으며, 신사다운
            고등학교 시절부터 평생토록 가깝게 지낸 친구 문우일과 함께 등산 기념
                                                                                                                                                                                    성품과 타인에 대한 배려는 사소한 언행에도 고스란히 배어
                                                                                                                                                                                    있었다. 부잣집 큰아들로 태어났다는 행운을 허투루 쓰기보단,
                                                                                                                                                                                    자신만의 원칙을 세우고 정의로운 방향으로만 걸으려 노력하는
                                                                                                                                                                                    태도는 그가 한국을 대표하는 경영인이 되기 전부터 삶의
                                                                              대학교 2학년 시절 이수영 회장의 집에서.                                                                               모토였다. 경기고 선배이자 기업의 최고 경영자로서 오랜 시간
                                                                              중앙에 앉은 친구가 장재언, 그 옆이 김풍렬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준 박용성 전 두산중공업 회장은 이렇게
                                                                                                                                                                                    얘기한다. “이수영 회장의 올바른 성품은 경영인 사이에서도
                                                                                                                                                                                    아주 유명했어요. 기업 이익만 추구하며 국가와 경제 발전에
                                                                                                                                                                                    해를 끼치는 인물들은 진정한 경영인이 아니라 생각했죠.
            “                                                                                                                                                                       가깝게 지내는 것조차 꺼려했을 정도였어요. 대쪽 같으면서도,
                                                                                                                                                                                    지위 고하를 따지지 않고 누구에게나 예의 바르고 상냥했던
            이 애 저 애 우르르 몰려다니는
                                                                                                                                                                                    사람이지요.”
            타입은 아니었어요. 대신 친한
            친구들에겐 늘 다정다감했죠.
            맏아들의 특징이랄까.
            알게 모르게 배려심이 깊은
            친구였어요. 부잣집 장남 하면
            으레 이기적이고 잘난 체 하는
            모습이 상상되잖아요.
            이 친구는 단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어요. 자신만 챙기는
            법을 모르는 사람 같았죠.
            ”                           친구 문우일이 캐나다로 유학을 떠나는 날 공항에서. 앞 줄 왼쪽부터 친구 김형구,

            - 우양교역 이수명 회장               이수명, 장재언, 뒷줄 왼쪽부터 정태기, 문우일, 이수영, 염영일, 전흥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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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E SOO YOUNG  1942 – 2017                                                                                                                                                                              STORY 1.  THE EARLY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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