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 - 송도고등학교 수학일보 제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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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SONGDO HIGH SCHOOL
100년 난제, 푸엥카레 추측을 해결했다고?
(푸엥카레 추측과 이를 해결한 학자 그레고리 페렐만)
▲ 위상동형의 예
위상수학은 위치와 형상에 대한 공간의 성질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예를 들어, 찰흙공은 뚫지 않고서는 도넛과 같은 모양이 될 수 없는
데 위상수학에서는 이를 다른 형태라고 본다. 반대로 구멍이 한 개씩 있는 손잡이 달린 컵과 도넛은 같은 형태로 생각한다. 비슷한 예로
숫자 8과 알파벳 B는 같은 형태이지만 숫자 8과 한글 자음 ㅂ은 다른 형태이다. 즉 도형들을 구부리고 늘이고 줄이는 것과 같은 변형을
통해 같은 형태로 만들 수 있을 때에는 ‘동형’이라고 보지만, 구멍을 뚫는 것, 자르는 것과 같이 공간을 변화시켜서는 안 된다. 이처럼, 같
은 형태라고 할 수 있는 사물들 사이에 변하지 않는 어떤 공통된 성질을 연구하는 학문이 위상수학이다.
푸앵카레 추측은 위상수학의 한 명제를 말한다. 푸앵카레 추측은 우주의 모양을 알아내기 위해 푸앵카레가 고안한 방법에서 비롯되었는
데, 그 내용은 쉽게 말해 ‘우주에 밧줄이 어떻게 놓여있더라도 자르거나 끊지 않고 한 점으로 모을 수 있다면 이는 3차원 구와 위상동형이
다.’라는 것이다. (수학적으로 ‘모든 경계가 없는 단일 연결 컴팩트 3차원 다양체는 3차원 구면과 위상동형이다.’ 라고 말할 수 있다.) 푸
앵카레 추측은 수학의 최대 난제인 밀레니엄 문제 중 하나로 매우 난이도 높은 문제이며 이 때문에 다양한 수학자들이 기화화 추측, 리치
흐름 등 다양한 이론을 활용하며 고차원에서부터 3차원까지 차례로 증명을 완성해 나갔다. (신문에서 푸앵카레 추측의 증명법을 따로 다
루진 않는다.) 이런 어려운 푸앵카레 추측의 증명을 완성한 사람이 바로 그레고리 페렐만이다.
페렐만은 푸앵카레 추측을 증명하여 필즈상을 탈 자격을 얻었지만 그는 상을 거부하였다. 사실, 그는 어릴 적부터 수학에 천재성을 드러
냈지만 스탠퍼드 대학 등 미국의 명문 대학교의 제안을 거절한 이력도 있다. 페렐만은 왜 그랬을까? 페렐만의 이런 행보는 푸앵카레가 했
던 말과 연결 지어 생각해볼 수 있다. "학자들은 효용성 때문에 자연을 연구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자연을 연구하는 것은 그것이 기쁨
을 주기 때문이며, 그들의 기쁨은 자연이 아름답기 때문에 생겨난다. 자연이 아름답지 않다면 자연을 알아나가는 일에 그토록 공을 들일
까닭도 없을 것이다." 즉, 학자들은 결과에 따른 명예, 돈에 의해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기쁨을 주기 때문에, 그리고 자연이 아름답
기 때문에 연구한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미루어보아, 페렐만은 푸앵카레가 생각하기에, 더 나아가 우리가 생각하기에 진정한 학자, 연
구자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NOM 1학년 강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