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 - 2017송도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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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SONGDO HIGH SCHOOL
자연이 그려낸 수학
한여름 태양빛이 쨍쨍한 을 갖는다. 데이지 꽃머리에는 서로 다른 나선이 34개와 55개
지금 사람들은 밖에 나 씩 있다. 그렇다면 식물이 피보나치수열을 좋아하는 이유는 뭘
가기보다 에어컨을 틀고 까. 만약 해바라기의 꽃머리에 0.618의 비율이 아닌 0.5의 비율
집에서 있기를 원한다. 로 시계방향과 시계반대방향의 나선이 있다고 하자. 그럼 0.5회
반면에 자연은 활짝 핀 전을 할 때마다 한 개, 즉 한바퀴 돌면 두 개의 씨앗이 나란히 배
꽃과 파릇파릇한 나무들로 열된다. 이때 해바라기의 꽃머리는 씨앗으로 꽉 채워지지 않고
생동하고 있다. 우리가 자연에 빈공간이 많아진다. 회전 비율이 0.48인 경우는 0.48회전마다
가까이 다가가 조금만 유심히 관찰 한 개의 씨앗, 바꿔 말해서 12회전마다 25개의 씨앗이 들어찬
하면 그 안에 숨겨진 오롯한 질서와 조화를 찾을 수 있다. 다. 0.48은 0.5보다 약간 작으므로 직선에서 벗어난 팔랑개비와
자연이 정갈한 질서를 빚어내기 위해 자주 사용하는 방법이 같은 소용돌이가 만들어진다. 그러나 13번째로 회전할 때는 출
바로 대칭구조다. 이등변삼각형을 생각해보자. 이등변삼각형은 발점의 씨앗과 같은 직선상에 놓일 것이다. 43회전마다 100개
각의 이등분선 또는 변의 수직이등분선에 대해 서로 대칭이다. 의 씨앗을 배열할 수 있는 0.43의
도형이 어떤 선을 기준으로 좌우가 똑같을 때, 즉 그 선을 따라 비율은 0.48보다 효율적이
접으면 완전히 겹칠 때 '좌우대칭'(반사대칭)이라고 한다. 정삼 다. 43번째로 회전할 때
각형도 좌우대칭을 이룬다. 그런데 정삼각형의 경우 무게중심을 비로소 원점으로 돌아
기준으로 120°회전시키면 원래의 도형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오기 때문에 앞의 경
어떤 점을 중심으로 회전시켰을 때 원래의 도형과 같아지면 그 우보다 씨앗을 더 많
도형은 회전대칭을 이룬다고 말한다. 꽃과 눈송이에서도 정삼각 이 채울 수 있다. 이는
형처럼 좌우대칭과 회전대칭이 동시에 나타난다. 완전한 대칭구 43이라는 숫자가 소수
조를 보이는 도형은 원이다. 원은 임의의 지름을 기준으로 좌우 인 까닭이다. 소수는 1과 자
를 접거나 중심에 대해 임의의 각도로 회전해도 모두 대칭을 이 기 자신만을 약수로 갖기 때문에
룬다. 자연이 부리는 대칭의 마법도 놀랄 만하다. 거의 모든 생 다른 숫자와 겹칠 확률이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모든 씨앗이 조
물체는 한개 이상의 대칭을 몸속에 지닌다. 가장 흔한 경우는 좌 금씩 어긋나게 배열되면 그만큼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
우대칭이다. 꽃은 꽃잎의 수에 따라 다양한 대칭성을 나타낸다. 다. 피보나치수열로 빈틈없이 배열된 씨앗은 비바람에도 잘 견딜
모든 꽃잎이 같은 크기와 모양으로 자라고 1개 이상의 축에서 수 있고 외부의 위험으로부터도 안전하다. 마찬가지로 줄기에서
대칭이 나타나는 꽃은 방사상 대칭을 이룬다. 또 꽃잎의 모양이 잎이 돋아날 때도 피보나치수열을 따르면 다른 잎을 가리지 않고
모두 같지는 않고 1개의 축에서만 대칭을 이루는 경우를 좌우대 햇볕을 고르게 받을 수 있다. 피보나치수열은 자연이 기나긴 적
칭을 이룬다고 한다. 응의 과정을 거치며 터득한 나름의 생존법칙인지도 모른다.
솔방울은 시계방향으로 8줄, 시계반대방향으로 13줄의 나선 (임승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