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 - 송도고파루 3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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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제33호 2019년 8월 30일 금요일 http://www.songdohs.icehs.kr
문·화
GTX 노선 개통, 어떤 변화가 있을까?
최근 GTX 노선의 개통이 큰 이슈가 되고 있다. GTX 노선 하지만 GTX 노선의 개통에 이렇게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 그리고 다음으로는, 소음과 안전 문제가 있다. GTX 노선이
이란 great train express의 약자인데, 수도권 외곽과 서울 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현재 운영되고 있는 광역철도 지하를 뚫어 노선을 직선화하는 것임에 따라 자연스레 일반
도심을 잇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를 이르는 말로 2007년 경 가 적자운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GTX 노선이 개통된다면, 가정집의 지하로 들어가게 되고, 이는 소음과 진동을 유발할
기도가 국토부에 제안해 추진되었다. GTX 노선은 기존의 수 이의 고객은 더욱 빠져나가게 되어 정부의 지원금으로 버티는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게 될 뿐만 아니라 자연스레 안전 문제
도권 지하철이 지하 20m 내외에서 시속 30~40km의 속도 일반 광역철도의 유지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부분이다. 까지도 제기되게 되는 것이다. GTX-B 노선의 예비타당성 조
로 달리는 것과 달리지하 40~50m의 공간을 이용해 노선을 사가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도 이러한 요인 때문이다.
직선화하고 시속 100km에서 최대 200km의 속도를 내어 더 이러한 배경 속에서, 현재 연수구에서는 GTX-B 노선의 예
빠르게 수도권 사이를 왕래할 수 있게 해 주는 신개념 교통수 비타당성 조사 면제 서명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12만
단이다. 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할 정도로 연수구 주민들의 지지를 받
GTX 노선은 A(경기 파주 운정∼화성 동탄역), B(인천 송도 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예비타당성 조사를 무조건 면제
∼경기 마석역), C노선(경기 양주∼경기 수원역)의 3개 노선 시켜야 하는 것은 아니다. 많은 지역에서는 아직도 GTX-B
으로 나뉜다. A노선과 C노선은 이미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 노선의 개통을 안전상의 문제로 반대하고 있으며, 지난번 예
했으며, B노선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심의 중이다. 비타당성 조사에서 GTX-B 노선은 사업 편익비용이 고작
이런 GTX 노선의 개통은 수도권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 0.33에 그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단지 연수구 주민들의 서
우선 첫째로는 수도권 내에서의 이동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 명만으로 착공에 들어가기에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는 것이다.
다는 점이 있다. 이는 2~3시간 걸리는 거리를 30분 이내로 GTX-B 노선, 이는 분명 개통된다면 우리의 삶에 많은 편리
갈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다. 함을 가져다 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착공되기엔 아직 많은
둘째로는 GTX 노선이 개통되면서 일자리가 생겨난다는 것 현실적인 어려움들이 존재한다. 다른 GTX 노선들도 그렇다.
이다. 지난해 12월 27일에 이루어진 GTX-A 노선의 착공식 개통된다면 큰 편리함이 있겠지만, 생각보다 훨씬 많은 지역
에서 국토교통부는 GTX-A 노선의 착공으로 약 9만 3000여 에서 GTX 노선을 반대하고 있는 판국이다. 자칫하면 양날의
명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이는 GTX 노 검이 될 수 있는 GTX 노선, 착공을 시작한 GTX-A 노선은
선의 개통이 경제 발전에도 기여한다는 것이다. 2023년에 완공될 예정이며, GTX-B 노선은 내년까지 예비타
또한 GTX 노선은 서울의 인구를 분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당성 조사를 통과시킬 예정, 그리고 GTX-C 노선은 2019년
특히, 경기도 파주의 운정신도시와 화성의 동탄신도시 등 에 기초 계획의 수립까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교통 문제 때문에 사람들이 들어오기를 꺼려하던 도시에도
GTX 노선이 연결되어, 더욱 더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을 < 파루 9기 박승종 기자 >
것이다.
조선의 肖像畫 잊지 말아야 할 우리말의 가치
요즘 주위를 보면, 순우리말로 지어진 이름을 가진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유명
연예인들 중에도 배우 고아라, 씨스타의 다솜 등 순우리말 이름을 가진 사람이 꽤나 있고, 래
퍼 넉살이나 산다라박과 같이 순우리말 가명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름은 한자로 지어
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찾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MBC every1에서 방송하는 ‘대한 외국인’이라는 프로그램에서는 ‘믿음직스럽다’라는 의미를
지닌‘미쁘다’, ‘몹시 짓궂은 데가 있다’라는 뜻을 가진 ‘시망스럽다’, ‘곁눈으로 살그머니 계속
할겨 보는 모양’을 뜻하는 ‘할금할금’ 등의 생소한 순우리말 어휘들을 소개해 누리꾼들의 신기
하다는 반응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처럼 외국어와 외래어를 남발하던 우리나라에서, 다시 우
리말 열풍이 불고 있는 데에는, 숨은 공신들이 존재한다.
“조선말은 우리의 무수한 조상들이 잇고 보태고 다듬어서 우리에게 물려 준 거룩한 보배다.
우리는 이 말을 떠나서는 하루 한때라도 살 수 없는 것이다.” 1947년 출판된 주시경 선생이
남긴 최초의 우리말 사전의 원고를 바탕으로 만든 <조선말큰사전> 1권의 머리말이다. 이는 기
호와 사유체계로서 언어의 역할을 강조하며, 하나의 독립운동으로서 기능된 한글운동의 결실
을 나타낸다.
1930년대, 일본은 민족말살정책을 펼치며 우리말을 학교나 공식석상에서 사용하지 못하도
록 했다. 이런 암담한 현실 속에서 우리말 사전 편찬 사업을 통한 독립운동을 거행한 것이 바
초상화는 사람의 얼굴을 중심으로 그린 그림이다. 과거나 현재나 모두 초상화를 그리고
로 후에 ‘한글 학회’로 그 명칭이 바뀐 ‘조선어 학회’이다.
있다. 이유는 그 사람의 얼굴을 기억하기 위해 그릴 수도 있고 아님 다른 이유가 있을 수도
주시경의 제자들을 주축으로 구성된 조선어 학회는 지역과 계층에 따라 제각각이던 우리말
있다. 이번에는 조선의 초상화의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을 하나로 통일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가장 먼저 한 것은 한글날을 만드는 것이었다. 우리의
먼저 조선시대 때는 카메라가 없어서 사진 기능을 대신히기 위해 초상화를 그렸다. 조선
말과 글이 잊어서는 안 되는 가치임을 국민들에게 먼저 새기고 싶었던 것이다. 그 뒤, 조선어
시대 초상화는 ‘터럭 하나가 달라도 내 조상이 아니다’ 라는 외형적 사실성이 있었고, 초상 학회는 띄어쓰기부터 시작해 표준말, 외래어의 기준을 마련하고, 마침내 주시경의 원고를 토
화의 생명은 그 사람의 정신을 나타내는 ‘전신(傳神)’에 있다는 내면적인 분위기까지 요구 대로 하여금 주시경의 염원이었던 <조선말큰사전>의 완성을 이루어 냈다. 16만개의 어휘, 3
되었다. 당시 초상화를 그리는 순서는 유탄약사 (柳炭略寫)로 시작하여 유지초본 (油紙草 천장의 삽화로 이루어진 거대한 대사전이었다.
本)를 한 다음 배채 (背彩)로 마무리 한다. 유탄약사는 버드나무 숯으로 만든 유탄으로 종 그러나 그 다음은 좋지 못했다. 일본의 수사망에 ‘조선어 학회’가 걸려듦에 따라, <조선말큰
이에 얼굴을 스케치한다는 뜻이다. 이때 유탄으로 눈, 코, 입, 눈썹 등의 위치를 잡아준다. 사전>이 편찬을 코앞에 두고서 빛을 보지 못하게 된 것이다. 게다가, 훗날 ‘조선어 학회 사건’
유지초본은 유탄으로 스케치한 작품을 수정이 가능하도록 기름종이에 초본을 만든다. 초본 이라고 불리게 되는 이 일은, ‘조선어 학회’의 일원들을 무자비하게 고문하고, 사망자까지 나
을 만들면서 쌍꺼풀이나 주름 등의 섬세하게 그려야 할 부분들을 아까 보다는 더 섬세하게 그 오게 하는 큰 사건으로 번지게 된다. 그리고 이윤재, 한징 등 ‘조선어 학회’의 16명을 기소한
판결문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이 운동은 민족 어문의 정리, 통일, 보급을 추구하는 민
려 작품을 색칠을 할 수 있게 그려 놓는다. 마지막으로 배채는 얼굴에 채색을 가할 때는 배채
족 문화운동인 동시에 가장 깊이 도모하고 멀리 내다보는 민족 독립운동의 점진 형태다.” 아이
를 이용하여 그림 뒤쪽에서 칠을 하여 은은하게 살빛이 드러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유명한
러니하게도, 이는 우리나라에서 펼쳤던 한글운동의 의의를 대변하여 준다.
작품으로는 우리가 미술책에서 초상화하면 나오는 윤두서의 ‘자화상’이라는 작품이다. 거
우리는 이러한 조상들의 노고를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말이 지금과 같이 자리를 잡을 수 있
의 모든 미출책에 나오는 작품으로 전 국민이 거의 다 아는 유명한 작품이다. 또 하나는 오
었던 데에는 분명 한글의 창제뿐만 아닌 위와 같은 노력들이 있었던 것 역시 큰 요인을 차지할
만원 권에 있는 신사임당의 초상화이다. 우리가 자주 만지는 화폐에 계셔서 더욱 유명하다.
것이다. ‘조선어 학회’가 펴낸 <조선말큰사전>은 단순히 최초의 우리말 사전으로서의 의미만
현대 사회에서는 사진기라는 훌룔한 물건이 있어서 초상화를 잘 안 그리지만 예날 조선시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조상들의 우리말에 대한 사랑과 힘든 시기를 견뎌내며 했던 독립운동
대의 느낌을 되살리면서 초상화를 그리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을 표상하는 것이다.
< 파루 9기 김인혁 기자 > < 파루 9기 박승종 기자 >